나는

나는

 네가 많이 울었다
 지퍼를 내리고 당신 속을 열면
 존재하지 않는 손가락들이 서로를 꼭 쥐고 꿈틀거려
 그게 그렇게 검어서 그냥 지퍼를 올렸다
 (원하던 건 꿈을 꾸지 않는 것뿐이었는데
 네가 깨우는 바람에 난 잠들지 못해 울었어)
 
 아무것도 듣지 못했다
 우리는 벌써 다 컸는데
 네가 작은 가슴을 가리고 있을 때,
 네 손을 치우지도 내 손을 포개지도 못했다
 
 너는 어디에도 없는 걸까, 어디 안 보이는 곳에 있는 걸까
 
 네 기척이 등 뒤에 흔들려도
 네가 같이 죽자 말할까 돌아볼 수 없었다
 혹 마주칠까 눈 내리깔고, 호흡을 가다듬고
 골반에 간신히 걸려있을 네 사랑을 찾아, 찾아서

의존성 곰팡이

의존성 곰팡이

친구의 고민을 들으며

친구의 고민을 들으며