문

 즐거운 나의 집
 그것은 어쩌면 
 상상 속의 동물과도 같은 것.

 매일 밤 11시가 되면
 술에 거나하게 취해서 혹은 빠알간 얼굴로
 그 큰 눈을 껌뻑껌뻑하며 들어오는 아버지의 그림자.

 더욱 고통스러운 것은 
 휘청이는 검은 그림자가 술에 취하지 않고
 맨정신에,
 싸늘한 공기를 저 멀리서부터 느낄 만큼
 즐거운 나의 집 초인종을 눌렀을 때였다.

 즐거운 나의 집에서는
 언제나 불화와 침묵만이 가득했으니,
 반드시 둘 중 하나만 고르라면
 그것은 답이 보이지 않는 선택지.

 열두시가 되면
 집으로 초조하게 달려가는
 신데렐라의 처지만도 못한,

 내가 도망칠 수 있는 곳은
 언제나 공허한 외로움이 자리를 차지한
 안방 문 바로 뒤.

 유년시절의 아이가
 아직도 그 문 뒤에 서 있다.

부정한, 수

부정한, 수

앞으로 앞으로

앞으로 앞으로